[손종학칼럼]탄핵 이후…국민의 명령을 따르자
[손종학칼럼]탄핵 이후…국민의 명령을 따르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1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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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 위대한 새 시대가 열렸다! 대한민국이 위대한 나라임을 증명했다. 불의에 항거한 탄핵 가결은 국민이 지켜 온 작은 규칙, 소소한 법을 성실히 지켰던 평범한 국민의 승리다. 탄핵은 부정과 부패로 찌든 기득권 세력에 대한 역사의 단죄이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국민이 준 선물이다. 광장 촛불의 의미는 분노를 넘어, 모든 세대를 넘어, 모든 종교와 이념을 넘어, 모든 국민이 하나 된 생각 ‘참되게 국민을 위해 대통령의 삶을 살지 않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꾸짖음이었고, 권력의 힘에 좌지우지하는 사회가 아닌 법치주의 사회, 공정한 사회에 대한 염원이었고, 불평등과 부정의 모든 적폐에 대한 청산 요구였다.

이젠 불의한 대통령을 몰아낸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 어떤 이는 “그동안의 대립과 갈등의 아픈 상처를 씻어내고, 국가 안위를 위해 법치와 원칙을 따르는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국민 통합을 해야 한다”고 한다. 진정한 국민 통합은 무조건 적폐를 덮고 가는 게 아니다. 국민 통합은 적폐 청산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국정 농단의 정점에 있었던 대통령을 쫓아내기는 했지만 농단에 동조하고, 농단을 가능하게 했던 세력과 구조를 바꿔야 한다. 적폐 청산이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나라, 더 행복한 나라로 나가기 위한 길이다. 지금 하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난 좌익도 우익도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음의 몇 가지를 우선 청산할 것을 주장한다.

가장 먼저 친일 청산이다.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이번에는 제대로 친일을 청산해야 한다. 친일파는 권력을 쥔 지도층이 기득권을 지키거나 출세욕에 눈이 어두워, ‘그리고 무엇보다 ‘편하게’ 살고자 민족을 배반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친일파로 처벌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친일파와 이들 후손은 우월한 경제력과 학력으로 지금까지도 독버섯처럼 온 나라에 퍼져 권력을 장악한 가운데 민족의 정기를 흐리는 만 악의 근원이 되고 있다. 친일청산법을 제정하고, 친일로 형성된 재산을 몰수하고 모든 공직에서 추방하는 등 친일파의 주권을 제한해야 한다.

둘째, 정치 개혁이다. 탄핵은 헌법이 잘못 되어서가 아니고 헌법을 안 지킨 대통령 때문에 이루어졌다. 정치 개혁을 하는 마당에 이원집정제나 내각제 개헌은 있을 수 없다. 권력을 쥔 자들이 헌법을 안 지키고 왜 헌법을 탓하는가? 이런 개헌은 안 된다. 시간을 두고 더 많은 국민의 동의를 받아 개헌하자. 지금은 개헌이 아니라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의 공천을 당원들에게 돌려주는 정당법을 개정하고, 국회나 지방의회를 구성할 때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 따라 의석점유율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의 정치 개혁이 필요한 때다.

셋째, 재벌 개혁이다. 개발독재 시절 세금과 국민의 희생, 특혜로 탄생한 재벌은 공정사회를 저해하고 양극화 근원이 되기도 한다. 재벌이 국가권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재벌 개혁 없이는 경제민주화도 경제성장도 없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 지배구조와 투명한 경영 구조를 만들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구조가 될 수 있게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이밖에도 지향해야 할 과제는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 패자부활이 가능한 희망 사회, 배려와 양보를 할 줄 아는 인간존중 사회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일 것이다. 복지사각지대에 갇힌 사람들을 위한 부양의무제 기준 폐지, 노후 원전의 폐쇄와 신규 원전의 건설 중단,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국가의 메세나 제도 도입, 자유총연맹·새마을운동·바르게살기 등 관변단체 지원 폐지, 미완에 그치고 있는 지방분권제도의 정비 역시 우리가 서둘러 풀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이젠, 모든 걸 승복하고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가자. 서로 원수가 되는 반목과 질시, 증오를 씻고, 동학정신으로 적폐를 청산하여 내 아이가 행복한 새 시대를 만들자. 국민 행복, 나라 축복의 시대를 열고, 자손대대로 번창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

손종학 전 울산광역시 체육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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