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을 위한 여정에 응원을 보낸다 下
새로운 삶을 위한 여정에 응원을 보낸다 下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3.27 2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의 도중 이분들이 나에게 던지는 표정의 메시지만으로는 강의가 의도하는 대로 움직여 주는지를 정확히 간파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최소한 그런 방향도 있구나 하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런 방향으로 새로운 삶의 장을 열어나가야겠다는 마음가짐 정도는 갖게 해줬을 것이라는 느낌은 충분했던 것 같다. 이분들에게 그러한 삶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하고 이를 격려, 고무하는 강의는 매우 유용한 인생의 이정표이자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이런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된 것은 야외 트래킹으로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는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이분들은 차갑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룡산 기슭 아래턱에 자리 잡은 ‘박상진 호수공원’에서 사회성향상위원회 임원과 회원들이 마련해준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위국헌신(爲國獻身)의 뜻을 담아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박상진(朴尙鎭) 의사가 어떤 분인가 하는 강의에도 귀를 기울여 주었다.

이분들은 박상진 의사의 흔적을 새긴 공원 내부의 그림이나 글들에 관심을 보이면서 그분이 걸어온 삶을 보고 읽는 일에 열중했다. 이러한 과정이 이분들이 나라 사랑과 올바른 삶의 자세가 어떤 것인가를 스스로 묻고 익혀나가는 자연스러운 학습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고, 내심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과거 한때의 치기 어린 일탈(逸脫)은 마땅히 비난을 받고 그 대가도 치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일탈을 반성하고 대가도 치른 이들에 대해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의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에 나오는 ‘붉은 낙인’을 찍어 차별의 눈으로 보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는 일은 사라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분들이 우리 사회에 열린 마음으로 기꺼이 다가올 수 있게 보듬어주어야 하고, 이분들이 우리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기회도 열려 있어야 하고, 이분들이 마음 편하게 안주할 수 있는 공간을 차별 없이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사회적 선택이야말로 이분들이 다시 범죄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게 하는 힘이 될 것이며 우리 사회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 천정부지로 높아만 가는 사회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분들에게 자신의 운명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삶을 위한 강의를 통해, 그리고 이분들과 호흡을 같이한 야외 트래킹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 이분들과 교감한 후 느낀 커다란 수확이었다.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울산지부 사회성향상위원회의 이러한 활동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한때 격리되었던 사람들을 새롭게 일깨우고, 더 나아가 건강한 우리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을 통해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 준 울산지부 지부장님을 비롯한 관계 직원 여러분, 그리고 사회성향상위원회 회장님과 회원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끝으로, 위원회의 온기 어린 사회적 봉사와 재능기부가 한때 격리되고 소외되었던 이들이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새로운 사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앞으로 다가올 밝고 새로운 사회를 위해 위원회 활동에 좀 더 헌신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 끝 >

이병철 법무부 법무보호위원회 울산지부·사회성향상위원회 자문위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